본문 바로가기
모든 영화 리뷰

영화 '덩케르크'에 대해서 알아봅시다. 크리스토퍼 놀란/ 전쟁영화/ 2차 세계대전

by Bantonio 2022. 1. 20.
728x90

영화 '덩케르크'의 포스터. 출처: 나무위키

 

●영화 정보 및 소감

오늘 소개할 영화는 2017년에 개봉한 영화 '덩케르크'입니다. 1940년 2차 세계대전 당시 프랑스와 벨기에의 인접 지대에 위치한 해안 덩케르크에 연합군이 독일군에 밀려 고립되었습니다. 그중 상당수를 차지하던 영국군의 철수 작전을 영화화한 것이 이 영화의 배경입니다. 실제 작전명은 '다이나모'작전입니다. 이 철수 작전이 역사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 이유는 당시 40만에 육박하는 영국군이 덩케르크에 고립되었었는데 이는 총영국군의 대부분을 차지할 수 있을 만큼 큰 병력이었고 이를 잃는다면 독일군에 대항하는 것이 불가능했기 때문입니다. 40만 병력이 절대적인 숫자로는 큰 것이 아니지만 당시 영국의 식민지 치안 등을 위해 퍼져있는 병력을 불러들이는 것은 어려웠습니다. 이 작전의 성공으로 말미암아 이후에 반격을 가할 수 있는 발판이 되었습니다.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은 '플롯의 마술사'라는 평가를 들을 만큼 각본, 편집 등에 있어서 유명한 사람이지만 사람들에게 한 가지 더 알려진 것은 그가 CG 사용을 최소화하는 감독이라는 것입니다. 그런 명성을 갖고 있는 그가 연출한 전쟁 영화는 어떠할지 사람들의 기대가 컸습니다. 그런 기대에 부응하기라도 한 듯, 엠바고가 풀리고 나서 공개된 평점을 살펴보면 메타크리틱에서 만점에 가까운 점수를 받으면서 평단으로부터 호평을 받았습니다. 그 기록과 평가는 그의 영화 중에서도 가장 높은 평가를 받은 것이고, 영화 '라이언 일병 구하기'를 제치고 가장 흥행한 2차 세계 대전 영화라는 기록을 세웠습니다. 총 제작비 1억 달러를 투자했고 북미 박스오피스와 전 세계 박스오피스를 통틀어 약 7억 달러의 수익을 벌어들였습니다. 

 

그의 이번 영화는 다른 전쟁 영화와는 차별되는 점이 있었습니다. 가장 큰 차별점은 영화에서 군인이 아닌 민간인의 영웅적 면모를 조명했다는 점이고 다른 하나는 극히 적인 대사량이라는 점입니다. 적은 대사량은 일부 평론가들의 비판을 받기도 했습니다. 러닝 106분이라는 짧지 않은 시간 동안, 적은 대사량과 더불어 반복되는 장면의 연출 등이 이 영화를 일반적인 영화가 아니라 기록물에 가깝다는 인상을 주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다만 감독은 현실성에 기반한 설정이었으며 시간대의 이동이 반복적으로 이루어지는 것 또한 전쟁이라는 것이 정신이 없고 혼란스러운 것이므로 이를 의도적으로 영화에 반영한 것이라고 인터뷰를 한 바 있습니다. 

 

저도 이 영화를 볼 때를 회상해보면, 이 영화가 무성 영화가 아닐 정도로 작중 인물들의 대사가 거의 들리지 않고 오로지 포화 소리와 인물들의 고함소리, 숨소리만 들렸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오롯이 표정과 몸으로만 전쟁의 긴박함과 공포, 무력감을 표현하는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이 영화의 3가지 관전 포인트가 있습니다.

1. 해변 : 보이지 않는 적들에게 포위되고 어디선가 날아오는 폭격과 공포감을 조성하는 사운드

2. 바다 : 덩케르크에 고립된 군인들의 무사 탈출을 휘해 민간인 다수가 자신의 배를 몰고 덩케르크를 향해 항해하는 하루

3. 하늘 : 적의 전투기를 격추시키는 임무와 남은 연료로 비행이 가능한 고작 한 시간.

 

우리나라에서도 총 누적 관객수 280만 명을 기록하여서 밀리터리 덕후들과 놀란 감독의 팬이라면 대부분 이 영화를 볼 만큼 괜찮은 성적을 거뒀다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그의 전작인 다크 나이트 시리즈나 인터스텔라만큼 큰 반향은 일으키진 못했지만 놀란 감독의 대표작으로 꼽을 때 이 영화도 연상할 수 있을 만큼 대중들에게 확실히 각인되었습니다. 

 

●조국은 그들을 버리지 않았다.

잔교에서의 일주일 : 토미 일행
바다에서의 하루 : 문스톤 호
하늘에서의 한 시간 : 파리어

이야기는 이렇게 각 세 주인공이 덩케르크에서 머물렀던 시간이 교차 진행되는 식입니다.

 

1. 잔교에서의 일주일 : 토미 일행

1940년 제2차 세계 대전, 독일군에게 포위된 연합군은 작은 해안 도시 덩케르크에 고립됩니다. 연합군 장병들은 탈출할 수 있다는 희망만으로 버티고 있는 상황입니다. 영군 육군 병사 "토미"는 동료들과 덩케르크 시내를 걷다가 갑작스러운 독일군의 사격을 받고, 운 좋게 간신히 살아남아 해안가에 도착합니다. 해안가에 온 토미는 그곳에서 다른 군인의 시신을 매장하고 있던 "깁슨"을 만나 그를 도와 같이 시신을 묻습니다. 이후 둘은 덩케르크를 빠져나가기 위해 배에 오르려고 승선 줄을 찾아보던 중 독일 공군이 폭격을 가해옵니다. 몸서리 쳐질 정도의 끔찍한 독 일기의 사이렌 소리와 함께 한바탕 지나간 폭격. 독 일기가 돌아가고 혼란이 수습되던 도중, 토미와 깁슨은 아직 살아있는 부상병을 발견하고 들것에 옮겨 병원선에 오르려 합니다. 이때 승선을 감독하던 해군 하사가 둘을 향해 줄로 돌아가라 하지만, 둘은 돌아가는 척하다 잔교 밑으로 내려가 숨으며 병원선에 승선할 기회를 엿봅니다. 하지만 이때 또다시 시작된 동익 공군의 폭격. 병원선이 침몰하기 시작하고, 둘은 배와 잔교 사이에 끼 어죽을 뻔한 "알렉스"를 구해줍니다.

 

토미와 깁슨은 침몰한 병원선에서 탈출한 병사처럼 꾸미기 위해 물을 적시고, 중령은 둘을 배에서 겨우 빠져나온 병사로 착각합니다. 덕분에 바로 뒤이어 도착한 구조선에 오를 수 있게 됩니다. 이런 토미와 깁슨을 목격하고도 알렉스는 일부러 모르는 체하고, 그들과 동행하기 시작합니다. 구조선 안쪽으로 들어가 한숨 돌리며 잠시 요기하는 알렉스와 토미. 하지만 깁슨은 담요조차 거절하고 배 안으로 들어오지 않은 채, 홀로 갑판 쪽에서 대기합니다. 그리고 이제는 지옥의 덩케르크에서 벗어나는 듯싶었으나. 셋이 타고 있는 구조선 역시 독일군의 어뢰 공격을 받아 침몰합니다. 물은 거침없이 차오르고, 토미와 알렉스는 그대로 익사할 뻔했으나 다행히 밖에 있던 깁슨이 물을 열어준 덕에 간신히 바다로 탈출합니다. 토미와 알렉스는 소형 구명정 쪽으로 헤엄쳐 배 위에 오르려 했으나, 인원이 너무 많아 제지당하죠. 하지만 이때 먼저 탈출했던 깁슨이 구명정에 타있었고, 남들 몰래 둘에게 줄을 내려주어 다시 한번 이들을 구해줍니다.

 

결국 이렇게 셋은 덩케르크 해안으로 다시 돌아가게 됩니다. 이들은 모래사장에 무기력하게 누워 있다가, 해안 한쪽에 좌초된 어선을 이용해 탈출할 계획이라는 군 무리들을 발견합니다. 토미 일행도 이 무리들에 합류하죠. 배 안에서 조용히 밀물을 기다리던 중 발소리가 들려오는데, 다행히 독일군이 아닌 배를 버리고 피신했던 네덜란드인 어부였습니다. 그에게 배가 뜰 정도의 밀물은 언제 시작하는지, 왜 돌아왔는지 추궁하는 사이 독일군이 배에 가하는 사격이 시작됩니다. 어선 안의 분대가 반격하려 하지만 토미는 영점 사격하는 것처럼 탄착군이 형성되어 있는 것을 알아채고 독일군이 사격연습 중이라 추측하죠. 그리고 반격하면 우리 위치만 들킬 것이라며 만류합니다. 그런데 밀물이 들어오면서 총알구멍으로 물이 새어 들어오고, 이를 메우려던 분대원이 사격을 맞아 비명을 지르는 바람에 독일군에게 위치가 발각됩니다. 어선으로의 사격은 빗발치기 시작하고, 네덜란드인 어부는 배의 무게만 줄인다면 뜰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죠.

 

대원들은 살아남기 위해서 누구 하나가 희생해서 무게를 줄여야 한다고 주장하기 시작하지만 나가면 총알받이가 될 판이니 누구 하나 선뜻 나서지 못합니다. 이때, 알렉스가 자신의 일행이었던 깁스가 내내 말 한마디 하지 않았다며 영어를 못하는 독일 스파이일 것이라고 주장하기 시작하죠. 이에 분대원들은 깁슨을 의심하고, 토미는 그들을 말리며 깁슨에게 어서 말해보라고 설득하지만 그는 결국 프랑스어로 말합니다. 분대원들은 영국군을 죽인 뒤 옷을 훔쳐 입은 도둑이라고 매도하며 배에서 쫓아내려고 하고, 토미는 프랑스군도 아군이라며 침착하게 이를 막아섭니다. 살기 위해 분대원들이 갈등을 벌이는 와중 본격적으로 배에 물이 차오르기 시작하고, 결국 이들은 배를 버리고 탈출하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깁슨은 배를 탈출하라는 말을 처음에 알아듣지 못하고 늦게 빠져나오다가, 무언가에 걸려 나가지 못해 그대로 익사하고 맙니다. 하필 토미 일행이 탄 배가 침몰할 때 가까이에 있던 영국 해군의 배도 독 일기에 폭격당해 침몰 중이었고, 배에서 나온 엄청난 기름이 주변을 뒤덮고 있었죠. 엎친데 덮친 격으로 영국 공군에 격추된 독일 폭격기가 기름 바다 위에 추락하자 순식간에 불바다가 되고 깁슨을 내치자고 주장했던 분대원들은 불에 타 죽습니다.

 

이때 덩케르크에 고립된 군인들을 구하러 온 영국의 민간선박 문스톤 호. 토미와 알렉스는 기적적으로 문스톤 호에 의해 구조됩니다. 한편 잔교에서 구조선을 기다리던 영국의 볼튼 중령과 위넌트 대령은 바다 위의 수많은 구조선들이 몰려오는 것을 보고 미소 짓습니다. 크고 작은 어선, 심지어 고급 호화 요트 가릴 것 없이 군인들을 조국으로 데려가기 위해 선주들이 직접 배를 몰고 온 것. 하지만 기쁨도 잠시, 하늘에서 찢어질 듯한 사이렌 소리와 함께 독일 전투기가 급강하해옵니다. 이때 기적적으로 덩케르크 해안을 활공하고 있던 영군 공군의 활약으로 독 일기는 격추되고, 덩케르크에서 영국군의 철수는 순조롭게 진행되기 시작합니다. 철수가 거의 다 끝나갈 무렵 위넌트 대령 또한 배에 올라타 철수 준비를 마치는데, 같이 올라탈 것처럼 보이던 볼튼 중령은 덩케르크에 남아있는 프랑스군을 철수시킬 차례라며 잔교에 남습니다. 그리고 둘은 작별의 경례를 하며 잔교에서의 장면은 끝이 납니다.

 

바다에서의 하루 : 문스톤 호

작은 요트인 문스톤 호의 선장 도슨과 그의 아들 피터, 친구인 조지는 부두에서 해군 장병들을 발견합니다. 알고 보니 덩케르크 철수작전으로 배가 징발된 것. 선장 도슨은 징발된 배에 오르는 어린 군인들을 바라보고, 자기가 직접 몰겠다며 아들 피터와 배에 올라탑니다. 친구인 조지도 자신이 도움이 될 거라며 같이 올라탔죠. 항해 중이던 문스톤 호는 침몰해서 끄트머리만 간신히 떠 있는 배 위에 있던 영국 육군 소위를 발견합니다. 그를 구조한 뒤 배에 태웠으나, 소위는 큰 충격을 받아 제정신이 아닌 듯 보였죠. 소위는 배가 가는 방향을 보며 도슨에게 어디로 가냐며 묻습니다. 덩케르크로 간다는 그의 대답에 당황하며 제발 배를 돌리자고 애원하는 소위. 알고 보니 그가 타고 있던 배가 독일군의 공격으로 침몰했었고, 그로 인한 정신적 충격으로 PTSD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앓고 있었던 것이었죠.

 

도슨은 그에게 일단 선실에 누워 안정하라고 하고, 피터는 그를 선실로 안내합니다. 그리고 잠시 고민하다가 제정신이 아닌 소위가 무슨 짓을 벌일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선실의 문고리를 잠가 버리는 피터. ​잠시 뒤 소위는 문이 잠긴 걸 깨닫고 문을 열라며 소리치기 시작합니다. 이 사실을 몰랐던 도슨은 피터에게 문을 왜 잠갔냐며 어서 열어주라고 말하죠. 뒤늦게 피터가 문을 열었지만 소위는 이미 천장 문을 통해 선실 밖으로 빠져나온 뒤였고, 배를 돌리지 않은 걸 숨기려고 자신을 가뒀다며 이성을 잃은 상태였습니다. 그는 키를 잡아챈 뒤 진로를 돌리려 난동을 부리다 이를 말리려던 조지를 실수로 팔꿈치로 쳐내 버리고, 조지는 그 충격으로 튕겨져 나가 선실 바닥의 금속 설비에 뒤통수를 심하게 부딪힙니다.

 

자기 때문에 조지가 크게 다친 것을 보고 죄책감에 주저앉는 소위. 피터는 친구인 조지를 간호해주지만 계속 말을 이어가던 조지는 앞이 보이지 않는다고 합니다. 이후 문스톤 호는 영국군의 전투기 한 대가 격추당해 바다 위에 비상 착수하는 것을 목격하죠. 도슨은 그를 향해 배를 몰지만 아들 피터는 조종사가 낙하산을 사용하지 않은 걸 보면 죽었을지도 모른다며 그냥 가자고 합니다. 하지만 그래도 생존자가 있을 수 있으니 꼭 가보겠다는 도슨. 한편 추락한 전투기 조종사 콜린스는 유리창이 열리지 않아 꼼짝달싹 못하고 익사 직전의 위기까지 처합니다.

 

다행히 때마침 도착한 피터가 유리를 깨뜨려 그를 구조하죠. 곧이어 폭격으로 침몰한 영국군의 배와 어선을 발견하고 헤엄쳐온 병사들을 구조하는 문스톤 호. 피터는 구조한 병사들에게 아래쪽에 부상당한 조지를 조심하며 내려가라고 이야기하지만, 알렉스는 그는 이미 죽었다고 이야기합니다. 이 소식을 아직 알지 못하는 소위는 피터에게 조지가 괜찮아졌냐고 걱정스레 묻습니다. 너무 슬프지만 잠시 고민하다가 그렇다고 대답하는 피터. 소위는 안도하며 자리로 돌아가고, 이를 본 아버지 도슨은 피터에게 잘했다며 고개를 끄덕입니다.

 

잠시 후 병사들을 모두 구출하고 불바다를 빠져나오나 싶었지만 문스톤 호를 노리고 접근하는 독 일기. 도슨은 당황하지 않고 키를 잡은 피터에게 자신이 지시를 내리면 즉시 방향을 틀라고 이야기합니다. 침착하게 적기가 근접할 때까지 기다린 도슨은 적기가 사격을 가하는 타이밍에 맞춰 배를 틀고 아슬아슬하게 배를 비껴갑니다. 덩케르크 해안의 더 큰 목표를 위해 재차 공격하지 않고 떠나가는 적기. 문스톤 호는 마침내 모든 위기를 벗어나고, 영국으로 돌아온 뒤 피터는 조지의 이야기를 신문사에 전해줍니다. 조지는 문스톤 호에 오르기 전 생전의 소망대로, 지역 신문사에 영웅으로 실리게 되는데......

728x90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