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웰컴 투 동막골'의 간단한 소개.
오늘 소개할 영화는 2005년에 개봉한 '웰컴 투 동막골'입니다. 이 영화는 1950년 한국 전쟁이 발발하고 전쟁이 한창인 가운데, 강원도 깊은 산골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 휴머니즘 영화입니다. 원작이 따로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이 영화의 각본을 쓴 장진이 본래 연극 무대의 극본으로 이용하던 것을 박광현 감독이 연출을 맡아서 영화가 제작되었습니다. 이 영화가 개봉한 당시는 2005년이었는데 당시만 해도 영화가 대중의 여가 생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았던 때였음을 감안하면, 이 영화가 국내 총 관객 수 800만여 명을 기록했다는 것은 가히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총제작비가 80억 원이었고, 마케팅에 많은 투자를 하지 않았던 것을 감안하면 수익 측면에서도 큰 이문을 남겼다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친북, 반미 등의 여러 설전이 오고 갔지만 이는 아래에서 다루겠습니다.
등장인물로는 '리수화' 역할에 정재영, '표현철' 역할에 신하균, '장영희' 역할에 임하룡, '문상상'역할에 서재경, '스미스'대위 역할에 스티브 태슐러, '여일' 역할에 강혜정, 촌장 역할에 정재진 배우가 참여하여 열연을 펼쳤습니다.
● 간단한 줄거리
북한의 남침으로 낙동강까지 밀렸던 국군은 연합군의 인천상륙작전으로 전세를 뒤집었던 때, 북한은 다시 북쪽으로 도주하고 있었습니다. 그 무리 중에는 인민군 소속 중대장 리수화가 있었습니다. 퇴로를 통해 도주 중에 부상자 처리를 두고 정치장교와 갈등이 있었는데, 정치장교는 부상자들을 놔두고 빨리 도주해야 한다는 입장이었고, 리수화는 힘들더라도 부상자들을 챙겨야 한다는 입장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들의 고민이 무색하게도 매복해있던 국군의 습격으로 대부분의 인민군들이 죽고 리수화를 비롯한 두 명의 병사만 살아남았습니다. 그들은 강원도 깊은 산골로 힘겹게 발걸음을 옮겼는데 산골 어느 마을의 정신이 나간 소녀 여일의 도움으로 마을에 머무르게 됩니다.
한편 연합군 소속 미 해군 대위 스티브는 전투기를 타고 최근 전투기가 자주 실종된 지역을 수색하기 위해 강원도 산골의 상공을 비행하던 중 의문의 나비 떼와 부딪히는 데 그때 전투기가 이상반응을 하면서 추락합니다. 다행히도 부상만 당한 그를 산골 소녀 여일의 도움으로 촌락에 머무르게 됩니다. 국군 탈영병인 표현철 소위와 문상상 하사는 역시 국군의 추격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강원도 깊은 산골로 들어오게 되는데 마침 그 근처를 지나던 심마니의 도움으로 길을 헤매지 않고 그의 촌락에 도착하게 됩니다.
오랜 시간 동안 굶주리고 방황하던 터라 깊은 잠에서 한참이 지나서 깬 표 소위와 문 하사의 앞에는 인민군 3명이 있었습니다. 서로를 마주한 채 마루에서 서로에게 총을 겨눈 5명의 군인들은 한참을 그렇게 대치하고 있습니다. 주변에서 아낙네들이 말을 걸든 밥을 차리든 상관없이 그들은 서로만을 응시한 채 한 손에는 총을 한 손에는 수류탄을 들고 있습니다. 그렇게 밤을 새 가며 대치하던 그들은 피곤한 나머지 잠시 잠이 들었는데 인민군 막내가 손에 있던 수류탄을 놓쳐버립니다. 수류탄은 바닥을 굴러 마을 식량창고에 들어가고 일순간 폭발해버립니다. 그러면서 공중에는 팝콘이 꽃잎이 떨어지듯이 떨어집니다. 마을의 중요한 식량을 망쳐놓았기 때문에 그들은 잠시 서로에 대한 적개심을 내려놓고 마을 사람들의 밭일을 도와서 식량 창고를 원상 복구해 주기로 합의합니다. 그러면서 그들 사이에 있던 벽이 많이 허물어지고 조금씩 우애를 느낍니다.
하지만 평화로웠던 시간도 잠시, 연합군에서는 사라진 스티브 대위를 찾고 실종된 전투기를 수색하기 위해 공수부대를 투입합니다. 그리고 공수부대가 투입된 다음 날 강원도 산골을 폭격하는 계획을 세웁니다. 야간에 공수부대가 낙하산을 타고 투입되는데 이때도 의문의 나비떼가 그들을 감싸면서 소수의 공수부대원만 살아납니다. 그날은 마을의 추수를 축하하는 잔치가 있던 날인데, 이 잔치를 쑥대밭으로 만들면서 공수부대원들은 마을 사람들에게 손찌검을 합니다. 조용히 참고 있던 인민군과 국군 5명은 결국 총을 꺼내 들고 그들을 제압하고 한 명의 공수부대원만 살려줍니다.
그 공수부대원은 스티브 대위에게 모든 사실을 설명하는데, 스티브 대위는 자신 때문에 마을 사람들에게 피해가 갈까 봐 걱정이 많이 됩니다. 그들은 논의를 한끝에 스티브 대위와 공수 부대원은 다시 본부로 가서 이 사실을 알리도록 하고 나머지 5명의 인민군과 국군은 가짜 방공호를 만들어서 연합군의 전투기들이 가짜 방공호를 조준하도록 하여 마을을 구하기로 합니다.
처음엔 그들의 계획대로 가짜 방공호에서 연합군 비행기에 대항하여 전투기 한 대를 격추시키는 등 순조로웠으나 전투기들이 지나간 후에 어마어마한 양의 폭탄을 실은 전투기가 등장해서 그 일대를 쑥대밭으로 만들게 됩니다. 인민군과 국군 5명의 계획은 매우 성공적이었으나 결국 그들은 목숨을 잃게 됩니다.
○ 영화를 보고 난 소감 및 명대사
영화를 다 보고 나서 제일 먼저 든 생각은 적어도 이 영화를 보는 동안에는 인민군, 국군, 연합군을 구분할 것 없이 전쟁으로 인해 황폐해지는 인간의 모습이 참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었고, 전쟁이 만들어낸 비극이 걷히고 나면 그 이면에는, 이들이 강원도 산골에서 보여줬던 모습처럼, 순수한 인간의 모습이 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적어도 하나의 폭력 조직에서 벗어난 그 조직원들은 악한 모습보다는 선한 모습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부상자들을 죽이고 도주하자는 인민군, 국민의 생사는 무시한 작전을 펼치는 국군, 마을을 적군으로 오인하고 폭격하려는 미군의 모습을 연출한 것을 보면 어느 쪽의 편도 들어주지 않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영화를 제대로 보지도 않고 표면적으로 비치는 것만을 예로 들면서 종북이니, 반미 영화라는 프레임을 쓰던 당시 한나라당 의원의 주장은 사실과 거리가 아주 먼 것입니다. 가볍지만 가슴이 따뜻해지는 영화 '웰컴 투 동막골'을 여러분에게 추천합니다.
이 영화에서 감초 같은 역할이지만 꽤 비중이 있었던 등장인물은 바로 정신이 이상한 소녀 '여일'입니다. 여일 역할을 맡은 강혜정의 대사가 한동안 패러디를 많이 할 만큼 인기가 많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팔을 이래이래 빨리 막 휘저으면 이 다리가 빨라지미, 이 다리가 빨라지면 팔은 더 빨라지미..난 참.. 빨라"
"마이 아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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