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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범죄와의 전쟁: 나쁜놈들 전성시대(2012)에 대해 알아봅시다. 부산 조폭 영화/ 명대사 잔치

by Bantonio 2021. 10.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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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범죄와의 전쟁'의 포스터. 출처: Google

○ 영화 소개와 영화 속 명대사

 오늘 소개할 영화는 2012년에 개봉한 '범죄와의 전쟁: 나쁜 놈들 전성시대'입니다.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이 아니더라도 이 영화에서 나오는 대사 한 번쯤은 들어봤으리라고 생각합니다.

 

"느그 서장 남천동 살제?"

"명분이 없다 아입니까, 명분이."

"자, 드가자~"

"난리 났네, 난리 났어. 어데 오빠 없는 사람은 서러워서 살겄나?" (tvN 예능 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록'에서 공무원 편에 나온 부산 세관 공무원이 성대모사를 하면서 유명해졌습니다.)

 

이 영화는 부산 세관의 공무원인 최익현(최민식)이 우연히 컨테이너에서 마약을 발견하게 되면서 최형배(하정우)와 벌어지는 범죄 영화입니다. 사실 범죄 영화라서 폭력적인 장면이 있으나 누아르라고 하기엔 등장인물들이 멋지게 주먹을 내지르는 액션신은 없다고 해도 무방합니다. 한국의 조폭 영화를 포함해서, 대부분의 조폭영화가 조폭들의 '의리'라는 것을 보여주며 미화하기 바쁜 편인데, 이 작품은 전혀 그런 게 없다고 볼 수 있을 만큼 매우 현실적인 블랙코미디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영화는 청소년 관람 불가 등급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총관객 수 470만 명을 기록할 만큼 흥행을 이룬 편입니다. 48회 백상예술대상 영화부문에서 대상을 수상하기도 하며 작품성을 인정받았습니다.

출연진으로는 비리 공무원 '최익현' 역할에 최민식, 부산 주먹 넘버원 '최형배' 역할에 하정우, 과거 형배의 부하 '김판호'역할에 조진웅, 폭력 검사 '조범석'역할에 곽도원, 형배의 심복 '박창우'역할에 김성균 등이 출연하며 열연을 펼쳤습니다. 

● 영화 줄거리 요약

 부산 세관에서 세관 공무원으로 일하고 있는 익현(최민식)은 비리 공무원입니다. 사장들이 내미는 뇌물도 물 흐르듯이 자연스럽게 챙깁니다. 덕분에 공무원인데도 삶이 풍족합니다. 결혼하는 여동생에게 아낌없이 시계며, 통장이며 다 챙겨줍니다. 그러던 어느 날 세관 계장이 뇌물 수수에 대한 징계가 있을 예정이라며 그동안 뇌물을 받아온 사람들 중 한 명이 대신해서 징계를 받자며 익현을 설득합니다. 익현은 엄청 억울해 합니다. 술에 잔뜩 취해서 세관 부둣가를 걸어 다니던 그는 한 무리의 사람들이 몰래 컨테이너에 수상한 짓을 하는 것을 발견하고 호루라기를 붑니다. 무리는 도망가고, 컨테이너 안을 살펴본 익현은 그 안에서 상당한 양의 마약을 발견합니다. 이걸 팔아서 크게 돈을 벌고 퇴직을 하려는 익현은 마약 쪽에 정통한 조폭 두목 형배(하정우)를 만납니다. 같은 최 씨인 걸 알게 된 익현은 형배에게 친한 척을 하지만 형배는 그런 익현이 맘에 들지 않습니다. 그래서 형배의 오른팔인 창우가 익현을 흠씬 패줍니다. 하지만 익현은 여기서 포기하지 않고 형배의 아버지를 찾아가고, 그렇게 익현과 형배는 혈연으로 뭉치게 됩니다.

자신의 임기응변과 로비 능력이 형배의 주먹과 합쳐지면 큰돈을 만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 익현은 그의 계획을 실행합니다. 소위 대부가 된 익현은 형배의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 나이트를 인수하려고 합니다. 하지만 나이트는 예전에 형배의 부하였던 판호(조진웅)가 운영하는 곳이었고, 형배는 명분이 없다며 빼앗을 수 없다고 말합니다. 익현은 처남 김 서방과 함께 나이트를 찾아가 판호와 정 사장을 만나서 일부러 시비를 걸고 얻어 맞고 나옵니다. 그렇게 명분을 얻은 형배는 바로 나이트를 접수합니다. 정 사장은 익현이 그녀의 사업을 모두 가로채 가려고 한다며 경찰에 그들을 신고하게 되고 형배와 익현은 경찰서에 끌려갑니다. 거기서도 익현은 출신과 경찰서장과의 친분을 과시하며 경찰들에게 윽박을 지릅니다. 그렇게 본인은 풀려날 수 있었지만 폭행죄 때문에 형배는 경찰서에서 갇힐 수밖에 없게 되자 본인의 모든 인맥을 총동원하다가 이제는 족보를 통해 검찰에까지 인맥이 뻗은 익현은 형배를 빼내는데 성공합니다. 그렇게 둘의 관계는 더욱 돈독해집니다.

한편 형배의 사업은 익현의 로비로 더 공격적으로 확장합니다. 그러던 중 형배와 판호가 다시 가까워졌다는 얘기가 익현에게 들립니다. 실은 판호는 형배 때문에 사업이 힘들어하고 있습니다. 익현은 형배를 깎아내리면서 판호의 비위를 맞춰주며 달래보지만 판호는 이미 형배를 살해할 계획을 세우고 실행하려고 합니다. 판호는 부하들을 시켜 귀가하고 있는 형배를 급습합니다. 칼에 찔린 형배는 병원으로 이송되었고 부하들로부터 이번 일에 익현이 관련되었다는 얘기를 듣습니다. 그렇게 익현은 형배의 부하 창우에게 죽도록 두들겨 맞고는 조직에서 쫓겨납니다.

화가 나고 억울했던 형배는 판호와 손을 잡고 사업을 하게 되는데 이때가 정부의 '범죄와의 전쟁'이 선포된 시점이었다는 것이 문제였습니다. 검찰은 조폭과 관련된 사업들을 압수수색하고 이 과정에서 익현은 체포됩니다. 여기서 검사 조범석(곽도원)과 만납니다. 조 검사는 뇌물이나 회유와 같은 것은 일절 통하지 않는 정의로운 검사인 것 같으나 마음에 들지 않으면 서슴없이 폭력을 휘두르는, 전형적인 80년대 검사의 모습입니다. 하지만 익현의 인맥은 여기서도 빛을 발하고, 그를 회유하는 것에 성공합니다. 그는 본인을 대신해서 형배를 체포할 수 있도록 조 검사를 돕습니다. 그렇게 배신에 배신을, 뒤통수에 뒤통수를 거듭한 끝에 형배는 체포당하고 영화는 마무리됩니다. 

○ 영화를 본 후 소감 

 영화가 개봉되고 난 후 평론가와 관람객들의 반응은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편이었습니다. 먼저, 1980년대의 모습을 그대로 옮겨 놓은 것 같은 영화미술이 뛰어났다는 평가가 많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세트장을 만들기보다 올로케이션으로 당시의 모습을 담고 있는 장소들을 찾아다니며 촬영했다고 합니다. 또한 등장인물들 즉 보조출연 배우자들을 선별하는 과저도 굉장히 공을 들여서 당시 충무로에서 활동하는 배우들 중 경상도 사투리를 유창하게 하고, 체격 조건이 조폭과 비슷한 배우들을 대상으로 엄격한 오디션을 진행했다고 합니다.

평론가들은 한국의 범죄 장르임에도 조폭을 미화하는 장면보다 실제 조폭들의 모습을 현실적으로 담아내서 더 완성도가 있는 작품이 되었다는 평가가 주류를 이루고 있습니다. 의리보다는 역시 개인의 이익을 위해서 행동하는 영화 속 인물들이 모습은 현실에 더 가깝다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1980년대 검사들이 모습도 능력보다는 역시 학연, 지연, 혈연으로 작동하는 한국의 조직문화와 그 기성세대의 모습을 가감 없이 보여주고 풍자하고 있어서 블랙코미디로서 작품성을 높이 살만합니다. 역시나 잘 만들어진 블랙코미디답게 영화를 보고 난 후의 뒷맛은 상당히 씁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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