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적인 정보
오늘 리뷰할 영화는 2014년에 개봉한 영화 '남자가 사랑할 때'입니다. 영화 '신세계' 제작진이 이번 영화에도 투입이 되어서 황정민과 호흡을 맞췄습니다. '신세계'='황정민'일 정도로 '신세계'에서 황정민이 보여준 존재감과 연기가 탁월했기 때문에 해당 제작진이 자주 호흡을 맞추는 것 같습니다. 이번 영화에서는 배우 박성웅이 카메오로 출연하였는데, 영화 '신세계'에서 정청과 대결구도였던 것처럼 이번 영화에서도 둘은 잠깐이지만 치고받고 싸우는 역할로 나옵니다.
공개된 시놉시스에 따르면 이 영화는 '철없고, 나이 40에 아직도 형 집에 얹혀살면서, 무자비한 모습으로 사채업을 하고, 여자라고 만나면 바지부터 내리는 게 인사법인 어느 남자가 사랑에 빠졌을 때 생기는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역시 '신세계' 제작진답게, '사나이 픽쳐스'의 색깔이 여실히 드러날 수 있는 시놉시스라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이 제작진들이 배우들과 담아낸 이야기들은 대부분 진한 수컷 향기가 풀풀 나는 영화들인 것 같습니다. 그동안 제작한 영화들을 살펴보면 '신세계', '무뢰한', '검사 외전', '남자가 사랑할 때', '아수라' 등 전반적으로 누아르, 범죄물에 특화된 제작사라는 생각이 듭니다. 다만 출연하는 배우들의 면면이 대부분 낯이 익고, 신용카드로 따지자면 돌려막기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그래서 이번 영화는 특히나 의외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런 제작사에서 눈물을 짜내는 '사랑 이야기'를 한다고 하니 궁금증을 자아냅니다. 장르가 바뀌다 보니 15세 이상 관람가 등급을 받았습니다. 아마 영화 곳곳의 장면이 담배와 도박, 폭력을 일부 동반하기 때문에 이 상영 등급을 받을 것이라고 생각이 되는데, 요즘 기준으로는 12세 이상 관람가를 줘도 괜찮았을 거라고 생각이 듭니다.
러닝타임 120분간 관객들과 함께 했던 이 영화는 최종 누적 관객수 198만 명으로 정말 준수한 성적을 거뒀다고 생각합니다. 손익분기점도 넘겼으니 나름 선방했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입니다. '한 피도 눈물도 없을 것 같은 양아치가 우연히 한 여자를 만나서 서툰 방법으로 상대방에게 구애를 하고, 상대방은 그 마음에 움직여서 사랑을 시작하려고 하지만 특정한 사건의 발생으로 헤어지고, 다시 만나게 되는 데 그 양아치는 죽을병에 걸렸다.'라는 전형적인 클리셰이지만, 황정민의 연기가 빛을 발해서 이 모든 것을 상쇄하고도 남았다고 생각합니다.
이 영화의 출연진으로는 '태일' 역할에 황정민, '호정' 역할에 한혜진, '영일' 역할에 곽도원, '두철'역할에 정만식, '태일 아버지' 역할에 남일우 등이 출연해서 열연을 펼쳤습니다.
●아파도 말 안 하고 죽는 게 남자의 사랑이야?
태일은 친구 두철 아래에서 사채업을 하면서 생계를 이어가고 있는, 소위 양아치입니다. 이자를 받아내기 위해 무슨 일이든지, 물불 안 가리고 해서 악질 사채업자로 유명합니다. 가게에서 영업을 못하게 탁자 뒤엎기, 휘발유 한 컵씩 마시고 같이 죽자고 협박하기 등 무자비하고 무식한 방법은 그가 이자를 기필코 수금하는 필살기 같은 것입니다. 상대가 목사라도 그는 개의치 않습니다. 그는 그 나이가 되도록 형의 집에 얹혀서 살고, 나이 어린 조카에게 상욕을 들으면서 돈을 뺏기는 모습도 보여줍니다.
호정은 평범한 회사원입니다. 은행에서 일하는 직원이기 때문에 언뜻 보면 풍족하게 살 수 있을 것 같은데 그녀에게는 봉양해야 할 홀아버지가 있는데, 그는 투병을 하고 있어서 병원비가 만만치 않습니다. 그녀가 버는 월급으로도 감당이 안되자 그녀는 사채를 끌어다가 쓰기까지 합니다. 그 인연으로 태일과 인연이 닿게 됩니다. 아버지를 만나러 병원으로 간 호정은 그곳에서 자신의 아버지와 옥상에서 얘기를 나누고 있는 태일을 만납니다. 태일은 이자를 받으러 왔던 것입니다. 호정을 본 태일은 첫눈에 그녀에 반하게 되는데, 그녀는 결단코 그에게 좋은 감정을 가질 리가 없습니다. 하지만 밀어붙이기는 태일의 특기입니다. 그는 그녀에게 자신과 밥을 한번 먹을 때마다 사채 빚을 깎아 주기로 제안합니다. 평소 같으면 절대 상종하지 않았겠지만, 호정은 그의 제안을 받아들입니다.
겉모습이 많이 조폭스럽기 때문에, 혹여나 밥 먹는 것 외에 다른 것들을 요구할까 봐 긴장을 한 상태로 그를 만나러 간 호정은 뜻밖의 그의 모습에 놀랍니다. 그가 정말 밥만 먹고 갔기 때문입니다. 조금씩 마음의 문을 허무는 듯 싶었던 호정에겐 큰일이 생깁니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게 된 것입니다. 쓸쓸히, 아무도 찾아오지 않는 빈소를 지키던 호정을 몰래 지켜보던 태일은 자신의 지인들을 모두 불러서 상갓집이 북적거리도록 만듭니다. 이 일을 계기로 호정은 태일에게 마음을 열게 되고 두 사람은 연인이 되어 어느덧 행복한 미래를 계획하기도 합니다. 호정은 태일에게 이제 사채업은 그만두고 같이 치킨 장사를 하는 게 어떻겠냐는 제안을 하고, 태일도 조금은 안락한 일을 하고 싶었던 터라 그녀의 제안을 들뜬 마음으로 받아들입니다.
신혼집, 치킨 장사 등을 위해 목돈이 필요한 태일은 사장님이나 친구인 두철(정만식)에게 자초지종을 설명하고 퇴직금조로 돈을 달라고 합니다. 그런 그에게 두철은 조만간 큰 도박판이 있는데, 어차피 다 조작할 수 있으니 마지막으로 돈을 거기다 베팅하고 크게 한몫 챙겨서 떠나라고 말합니다. 그의 말대로 태일은 그의 돈과 호정의 돈을 모두 도박판에 거는데, 이 도박판은 두철의 사기였습니다. 앉은자리에서 모든 돈을 잃은 태일은 부동산 가게에서 만나기로 한 호정에게 전화를 해 모진 말을 쏟아내며 이별을 고합니다.
모진 말을 쏟아내고 어쩔 수 없이 이별을 하게 된 태일의 상태가 갑자기 이상합니다. 알고 보니 그의 뇌에는 악성 종양이 이미 회복이 불가능할 정도로 퍼져있어서 시한부 삶을 살게 된 것입니다. 자포자기 상태가 된 그는 미용실에서, 그리고 술집에서, 패싸움을 했고 결국 징역형을 받아 감옥을 가게 되는데, 그마저도 그가 시한부 환자라는 이유로 가석방이 됩니다.
그는 자신이 살아 있는 동안에, 남은 가족들과 호정을 위해 모든 일을 되돌리려고 합니다. 태일은 두철을 수소문 끝에 찾아가 자신의 상황을 얘기하며 돈을 돌려 달라고 구걸합니다. 두철은 그런 그가 딱해 보였는지 돈을 돌려줍니다. 태일은 그 돈을 들고 곧장 호정에게 찾아가 돈을 돌려줍니다. 먼발치서 새로운 시작을 위해 다른 남자들을 소개받는 호정을 바라보던 태일은 의식을 잃고 쓰러집니다. 의식을 되찾은 태일은 병원에 누워있었는데 그를 간호하고 있던 사람은 호정이었습니다. 두 사람은 그간의 오해를 풀고 서로를 부둥켜안고 오열합니다. 그렇게 오해를 풀게 된 태일은 다음날 숨을 거둡니다.
이 영화에서 관객들의 눈물을 가장 자극하는 장면들은 영화의 마지막 부분에 몰려있습니다. 여러분들의 눈물샘을 위해 영화 말미에 대한 줄거리는 생략하겠습니다.
●영화 속 명대사
저는 개인적으로 태일의 형 역할로 나온 배우 곽도원 님의 대사에서 가장 많이 울컥했습니다.
"살아서도 그렇게 형 무시하고 힘들게 하던 놈이, 이젠 절까지 하라고 하네."
가장 사랑스럽고 웃겼던 장면을 꼽는다면 저는 태일과 호정이 동거를 하면서 서로의 생리현상을 트면서, 민망할 수 도 있는 상황을 뻔뻔스럽게 대꾸하는 장면을 고르겠습니다.
"(태일, 방귀를 뀌고 나서 호정을 바라보며) 사랑해 시벌."
"(호정, 똑같이 방귀를 뀌고 태일을 바라보면서) 사랑해 시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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